2020년 기준 비비고의 매출은 약 2조 원으로, 당해 년도 오뚜기의 매출이 약 2조 5,000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웬만한 국내 식품 기업의 전체 매출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비비고의 대표 제품인 비비고 만두는 2017년 한미 FTA의 성공사례로 소개된 적도 있으며, 미국을 시작으로 영국, 프랑스, 중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판매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비비고는 어떻게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었을까?
일단 비비고는 처음부터 한식 세계화를 목표로 만들어진 브랜드다. 그런데 비비고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해외 사업 모델은 지금과 차이가 있었다. 지금 같은 만두, 피자 등의 가정 간편식(HMR)이 아니라 내식·외식 사업이 중심이었다.
내식 사업은 한식 중에서도 해외에서 통할만한 만두·김치·김 등에 비비고 브랜드를 걸고 판매를 시작했다. 외식 사업은 비비고 간판을 걸고 비빔밥 등의 한식을 전문으로 하는 패스트푸드점 출점을 개시했다. 그래서 브랜드 네임도 비비고인 것이다.
세계 곳곳에 1000개의 매장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중국과 미국 등에 비비고 레스토랑을 오픈했는데 당시 반응이 좋았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만큼 외식 사업의 효율이 높지 않았다. 점포를 늘릴 때마다 입점 장소를 찾아야 하고 내부 인테리어, 직원 고용 등이 필요했다. 그리고 세계 각국마다 다른 식품위생법도 문제였다.
결국 사업 방향을 수정하기로 결정했다. 외식 사업을 접고 수익성이 더 높은 내식 사업에만 주력하기로 결정했다. 점포 개설 대신 해외 현지 생산 기지를 늘리고, 현지 대형마트 입점 등 유통 판로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두를 주력상품으로 선정했다. 만두가 다양한 국가에서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제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게 신의 한 수였다.
CJ제일제당은 만두를 판매하기 전 국가별 식문화와 소비 트렌드를 고려하는 현지화 전략을 세웠다. 미국에 진출할 때는 돼지고기 대신 미국인이 좋아하는 닭고기와 생소한 부추 대신 선호도가 높은 고수를 넣어 만두를 생산했다.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현재 비비고 만두는 해외 시장 성공의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지난해 비비고 만두의 해외 매출은 약 6700억 원을 기록했다. 비비고의 해외 매출 대부분이 현재 만두에서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당시 미국 내 유통되던 중국 만두와 다르게 건강식(healthy food)으로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제품 이름도 덤플링 대신 만두(Mandu)를 고집했다.
뉴욕에 비비고 팝업 레스토랑 운영, 골프 대회 더 CJ컵 , KCON(케이팝 콘서트 행사) 등 마케팅에도 심혈을 기울이며 인지도를 높였다.
그 결과 비비고 만두는 미국 시장 론칭 5년 만(2016년)에 25년간 만두 시장 1위를 지키던 중국 만두 브랜드 링링을 제치고1위를 차지했다. 2020년에는 국내 식품 단일 품목 최초로 비비고 만두가 연매출 1조 원을 넘어서며 위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성공 이후 중국에서는 비비고 배추 왕교자 출시, 유럽(영국·프랑스·독일 중심)은 대형 유통 채널 800여 점과 코스트코 전 매장에 진출하며 유통 채널 확대 전략을 펼치며 점유율을 높여갔다.
이렇게 성장 가도를 달리던 CJ제일제당은 2019년 그룹 사상 최대 해외 인수합병(M&A)을 진행했다. 미국 냉동식품 전문기업 슈완스컴퍼니(Schwan’s Company)를 한화 약 2조 원에 인수했다. 당시에는 인수 금액이 너무 크다 보니 승자의 저주에 걸릴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CJ제일제당은 슈완스가 가지고 있던 미국 전역의 식품 생산, 유통 인프라, 연구개발(R&D) 역량 기반을 흡수하여 이를 비비고 판매에 활용했다.
그 결과, 미국 내 아시안 푸드 시장 1위 업체였던 아지노모토를 제치고 1위(점유율 24.3%)를 차지했다.
CJ제일제당과 비비고의 전망은 앞으로도 밝다. 미국 내 점유율은 여전히 1위이고,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R&D(연구개발)와 마케팅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다.
현재 CJ제일제당은 넥스트 비비고 만두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매년 국내 식품 기업 중 최대 규모의 R&D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그리고 NBA 최고 명문 구단 LA 레이커스와 5년 계약을 통해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도 맺었다. 이로 인해 농구 황제라 불리는 르브론 제임스가 비비고 마크를 달고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끝맺음 말
현황 분석을 통한 빠른 사업 방향 수정, 현지화 전략, M&A, 마케팅 등 올바른 선택과 꾸준한 투자로 CJ제일제당과 비비고는 현재의 위치에 도달했다. CJ제일제당이 지금과 같은 행보를 이어간다면 향후 네슬레, 펩시코 못지않은 글로벌 기업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본다.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3PL, 4PL, 풀필먼트'의 의미, 차이 (feat. 1PL, 2PL) (0) | 2022.03.16 |
---|---|
노티드와 다운타우너, GFFG가 인기있는 이유 (0) | 2022.03.16 |
CU와 GS25가 추구하는 방향 (0) | 2022.03.15 |
룰루레몬이 요가복계의 샤넬인 이유 (1) | 2022.03.13 |
'B2B, D2C, B2C, B2E 등'의 의미, 형태 (1) | 2022.03.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