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줄 서서 먹는 도넛이라는 별칭을 가진 카페가 있다. 그 옆에는 항상 미국식 수제 버거집이 함께 한다. 이들이 바로 젊은 층에게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노티드와 다운타우너다.
두 브랜드 모두 인스타그램 태그 게시물이 13만 개를 넘어가고, GS25나 무신사 같은 유명 기업이 앞다퉈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할 정도로 그 영향력과 존재감을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이들을 만든 기업이 GFFG(Good Food For Good)다. 이외에도 퓨전 한식 맛집 ‘호족반’, 미국 가정식 레스토랑 ‘리틀넥’, 뉴트로 스타일 뉴욕 피자 ‘클랩 피자’, 퓨전 중국집 ‘웍셔너리’를 보유하고 있다. GFFG는 매년 2배씩 성장하며 지난해 7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F&B 업계의 신흥강자다.
그렇다면 GFFG가 이렇게 인기를 끌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플루언서 공략
GFFG 브랜드 중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노티드는 2017년 당시 케이크 등 디저트 카페로 기획되었다. 오픈 당시 도산공원 상권 대비 가성비가 좋은 카페였지만 매장 회전율 문제로 폐업까지 고민했다. 이에 인정 받던 케이크와 크림에 대한 창업자의 자신감으로 도넛을 출시하게 된 것이다.
포장 도넛은 고객들이 자리를 차지하지 않다 보니 회전율이 굉장히 빠르다. GFFG는 새로운 도넛을 알리기 위해 패션 마케터, 포토그래퍼 등 소위 말하는 인플루언서들의 인플루언서를 먼저 공략했다. 불특정 다수나 인플루언서 개개인보다 이들을 공략하는 게 훨씬 넓고 빠르게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품질에 대한 입소문이 나자 유명 연예인, 유튜버 등도 방문하기 시작했고, 이게 입소문을 타며 고객을 불러 모았다. 2018년 200개 정도 팔리던 도넛이 현재는 하루 2∼3만 개가 판매되고 있다.
거기다 GFFG의 브랜드 매장들은 알록달록한 색감의 인테리어와 독특한 제품 디자인도 입소문에 한 몫했다. 노티드, 다운타우너 등은 인증샷 맛집으로도 불린다.
이러한 디자인은 오랜 고민과 연구의 결과다. 다운터우너가 출시할 당시 수제 버거는 고급 요리라는 인식 때문에 포크와 나이프를 제공했었다. 하지만 GFFG는 버거를 나이프로 자르자마자 무너져 내리고 정면에서만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여러모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여 현재 다운타우너를 상징하는 '서 있는 버거'를 만들어냈다.
카페 노티드도 마찬가지다. GFFG는 노티드만의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일러스트 작가, 타 브랜드 등과의 컬래버레이션을 이어가고 있다.
노티드의 대표 캐릭터인 슈가베어는 일러스트 작가 이슬로 씨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해당 캐릭터는 사업 확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카페 노티드는 슈가베어가 그려진 인형, 문구류 등 굿즈를 판매하는데 이 상품들이 2021년 기준 카페 전체 매출의 5%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감성
그리고 GFFG가 운영하는 브랜드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미국에서 저렴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아메리칸 캐주얼 음식점이라는 것이다.
도넛, 햄버거, 피자 등 미국을 대표하는 메뉴부터 미국식 한식과 중식집까지 있다. 이는 GFFG의 창업자 이준범 대표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 대표는 16년동안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는데, 이때 일상적으로 먹던 음식들이 브랜드와 메뉴 개발의 영감이 된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즐겨 먹던 아보카도가 한국에는 생소한 재료라는 점을 이용해 출시한 다운타우너의 시그니처 버거는 한국 버거 중 가장 미국 버거에 가깝다고 평가하는 외국인 고객들의 후기가 잇따랐다.
희소성
GFFG는 폭발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6개 브랜드의 매장 수가 총 34개에 불과하다. 그리고 제주점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매장이 서울에 모여있다.
이는 바로 브랜드의 희소성 때문이다. 만약 노티드가 던킨, 크리스피 도넛처럼 전국에 엄청난 매장 수를 보유한 프랜차이즈 브랜드였다면 지금과 같은 인기는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소비자들, 특히 젊은 세대는 쉽게 먹어볼 수 없는 희소성 있는 음식과 가게를 선호한다. GFFG는 이를 적절히 활용했다.
노티드 도넛은 지방에서 여행온 사람들도 줄을 서가며 맛보는 음식이다. 카페 노티드가 전국에 있었다면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전국으로 매장 수를 늘린다면 맛의 일관성도 유지하기 어렵다. 이전보다 훨씬 많은 양을 똑같은 품질로 만드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들은 이를 최대한 일관성있게 하기 위해 맛의 평균점을 낮추고, 본사에서 거의 완성되다시피 한 제품이 각 매장으로 보내지는 것이다.
끝맺음 말
GFFG의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요 소비층인 젊은 세대의 지지를 받으며 꾸준히 성장해왔고, 자사의 브랜드 정체성을 위한 전략도 매우 탄탄하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떤 새로운 브랜드와 전략으로 우리의 눈과 입을 재밌게 해 줄지 기대가 된다.
참고 문헌
이규열,『동아일보』,「[DBR/Case Study]하루 3만 개 팔리는 도넛… MZ세대 줄 세운 ‘카페 노티드’」
나건웅,『매일경제』,「노티드 도넛·다운타우너…손만 대면 ‘대박’ GFFG 성공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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