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M(기업형 슈퍼마켓)은 등장 당시 골목상권 강자로 등극했다. 동네 슈퍼와 시장보다 다양한 상품 수, 깨끗한 분위기, 할인점에 비해 적은 부지 면적 소요 등 차세대 유통업태로 각광을 받았다. 그런데 현재는 SSM 관련 뉴스 제목에 '내리막길', '성장세 꺾인', '뒷걸음' 등 온갖 부정적인 말만 붙어 있다.
어쩌다 이런 처지가 됐을까?
발단은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다. SSM이 고객을 뺏어가자 동네 슈퍼와 전통시장이 골목상권 침해라는 주장을 계속해서 해왔다. 이에 국회는 그들의 말을 받아들여 유통산업발전법(이하 유통법)을 통과시켰다.
유통법은 전통시장이 있는 곳에서 반경 500m 이내에는 SSM이 출점할 수 없도록 규제하거나 입점 조건을 부여하는 법이다. 거기다 매월 1일 이상 2일 이내의 의무휴업일을 지정해야 하고, 영업시간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에도 각종 규제를 받으며 장점을 잃어 갔다.
현재는 대형마트와 함께 휴무일이 있으면서 제품 수는 적고, 편의점보다 고객과 밀접해 있지도 않으면서, 식자재마트보다 저렴하지도 않은 장점이 없는 유통업태가 되었다. 특히 라이벌로 꼽는 편의점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 19 상황에서도 고객과의 접근성이라는 큰 장점을 통해 되려 매출이 증가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회 판매, 전기 오토바이 충전소, 4차 산업혁명 기술 적용 등을 통해 신성장동력 확보까지 하고 있다. 거기다 최근에는 SSG, 네이버, 컬리, 정육각 등 많은 온라인 커머스 기업까지 식재료를 포함한 배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어 SSM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실적
이로 인해 SSM(기업형 슈퍼마켓)의 실적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기준 SSM 주요 4사의 전국 점포수는 1,105개로 2019년 12월 1,215개에서 110개가 줄어든 상황이다.
여기에는 중소형 식자재마트의 역할도 컸다. 식자재마트는 식자재와 함께 전통시장, 마트 상품까지 저렴하게 취급하는 매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주로 품질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SSM과 달리 영업시간 제한도 받지 않는다.
향후 전망
SSM의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지금처럼 규제가 이어지고 대형마트, 편의점, 식자재마트 등 다른 업태의 경쟁력이 커진다면 결국 전통시장과 같은 사양산업(쇠퇴해가는 산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다면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의견이 나오고 있는 SSM의 신성장동력은 다음과 같다.
1) 규제 완화
정권 교체가 이뤄질 때마다 유통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가 나온다. 유통법이 현실 반영을 못하는 실효성 없는 법안으로 전락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실제로 전국경제인 연합회에서 2020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의무 휴업 등으로 대형마트에 못 갈 경우 전통 시장을 방문한다’는 8.3%에 그쳤다.
반면 ‘대형마트 영업일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린다’는 소비자는 28.1%로 업계의 주장에 힘을 더했다. 형평성 문제도 나오고 있다. SSM은 가맹점주가 운영하는 경우도 많고, 대형 편의점은 영업시간 규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발의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는 SSM 가맹점에 대해 영업시간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내용이 담겼다. 만약 법안이 통과된다면 SSM의 도약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2) 퀵커머스 거점 활용
퀵커머스는 코로나19 이후 언택트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급격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SSM은 이마트, 롯데, GS리테일, 홈플러스라는 대기업에서 진행하고 있고, 모두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이라는 추가적인 유통 사업도 하고 있다.
따라서 자사의 모든 리테일 사업을 연결시키고, 물품 보관 및 배달을 위한 거점을 SSM으로 한다면, SSM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생기게 된다.
대형마트보다 고객과 인접해 있고, 편의점보다 품목 수가 많다는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 이를 기업들도 알고 있기 때문에 SSM 매장 내 식품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그리고 퀵커머스의 경우 온라인 사업이기 때문에 의무휴업일이 없어 SSM의 단점을 많이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끝맺음 말
어떤 산업이든 시간이 지나면 사양산업이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들이 미래를 이끌어갈 동력을 찾는다면 다시 성장 산업 반열에 오를 수 있다.
SSM(기업형 슈퍼마켓)은 온라인 커머스가 주요 산업으로 떠오른 지금 단지 퀵커머스가 아니더라도 세미 다크스토어(매장 내 일부를 도심형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방식)의 형태로 활용된다면 계속해서 쓰임세가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노승욱, 『매경ECONOMY』, 「골목상권 강자서 ‘샌드위치’ 신세로…기업형 슈퍼마켓 ‘아 옛날이여’」
이재은, 『머니투데이』, 「3990원 바나나, 식자재마트선 1500원…맥 못 추는 S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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