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 업계의 표절 의혹 상품에 대해 롯데제과, 오리온에 이어 이번에는 해태제과와 빙그레 편이다. 앞선 두 기업에 비해 표절 논란 상품이 비교적 적기도 하고 빙그레가 해태제과의 아이스크림 부문을 인수했기 때문에 묶어서 진행하도록 하겠다.
1. 오예스 수박
2018년 해태제과가 여름 한정판으로 출시한 오예스 수박이 벤처기업 SFC바이오의 수박통통과 유사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SFC바이오의 수박통통은 OEM 방식(주문자 위탁생산방식)으로 생산하고 있었는데, 그 제조 기업이 해태제과의 계열사였다.
이로 인해 김종국 SFC바이오 창업자는 자신의 SNS에 해태제과를 비판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수박통통은 식품원료용 수박농축액 제조 공법에 대한 특허를 이용해 개발한 제품으로, KOTRA가 주최한 서울 식품어워즈에서 디저트 부문 상을 받은 제품이다.
그리고 해외 반응이 좋아 일본과 대만에 수출도 하고 있고, 이후 국내 대형마트 납품도 시작했다. 하지만 해태제과의 오예스 수박이 출시하자 수박통통의 매출이 급감했다.
해태제과는 해당 논란에 대해 SFC바이오의 주장이 허위에 불구하고, 수박통통이란 제품이 있던 것은 알았지만 오예스 수박은 해태제과의 독자적인 기술개발로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과일맛은 기업마다 마케팅 차원에서 메가 브랜드 제품의 한정판으로 발매하는 경우가 흔하다 보니, 비슷한 제품이 나오더라도 오리지널 기업이 승소한 사례는 드물다.
2. 허니버터칩
허니버터칩은 출시 당시 보기 드문 달콤한 감자칩이라는 특징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품귀 현상까지 일어났었다. 그런데 SNS에서는 '허니버터칩이 일본 식품업체 가루비사의 행복버터칩을 표절했다'는 소문이 퍼져나갔다.
행복버터칩(포테이토 시아와세버터)은 2012년 가루비가 시즌 한정으로 출시한 제품으로 허니버터칩과 콘셉트가 비슷하다. 그리고 이 행복버터칩이 해태제과와 가루비사의 합작법인 해태가루비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표절 의혹은 더욱 커져갔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해태제과 측은 허니버터칩이 행복버터칩과는 별개로 2년간 전 세계 2~300개의 감자칩을 참고해 독자적인 개발로 만들어 낸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논란은 허니버터칩의 인기가 지속되며 차츰 사그라들었고, 현재는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
3. 슈퍼콘
빙그레가 4년간의 연구개발 기간과 100억 원의 투자금액을 들여 출시했다고 밝힌 콘 아이스크림 슈퍼콘도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슈퍼콘의 출시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일본 유명 제과업체인 에자키 글리코의 자이언트콘을 표절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우선 포장방식이 비슷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빙그레는 출시 발표 당시 삼각별 모양의 새로운 포장방식인 스타실 공법을 적용했는데, 이는 국내 제품에는 없는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자이언트콘에 이미 삼각별 모양의 포장법이 적용되어 있는 상태였다. 심지어 제품의 폰트 디자인도 유사한 느낌을 준다는 말이 있었다.
제품 형태 또한 유사하다는 의혹이 있었다. 빙그레가 강조한 슈퍼콘의 풍부한 토핑과 초콜릿 맛 제품에 누텔라 초코시럽을 사용한 것, 바닐라맛 제품에 크런치 초코를 추가한 것 모두 위의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자이언트콘과 유사하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빙그레는 1980년대에 선보였던 자사 제품 허리케인 콘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라며 표절 논란을 부인했다.
4. 그 외
먼저 2007년 빙그레의 참 맛 좋은 우유 NT는 남양유업이 자사 제품인 맛있는 우유 GT의 디자인과 콘셉트를 모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소송은 법원이 원고(남양유업)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게 되면서 연간 수백 억 원의 매출을 올리던 간판 상품인 참 맛 좋은 우유 NT의 판매가 금지됐다.
그리고 2012년 빙그레가 출시한 어육 제품인 꽃게랑 꾸이는 당시 출시한 지 12년이나 된 경진 식품의 꾸이맨을 표절했다는 논란이 있었다. 꾸이맨은 빙그레의 꽃게랑 꾸이가 출시된 이후 매출이 30% 가까이 추락했다.
광고 표절 논란도 있었다. 2013년 구름처럼 떠다니는 참붕어싸만코가 지구를 침공한다는 내용의 광고가 그것이다. 표절 대상은 2009년 공개된 코카콜라의 코크 베이비로 해당 광고는 코카콜라가 지구를 침공한다는 매우 흡사한 내용이었다.
빙그레 측은 외계인 침공 아이디어는 이미 많은 영화에서 사용되고 있는 장르적 클리세이고, 이러한 관습적 개념을 차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끝맺음 말
관련 조사에 따르면 제과업계의 R&D(연구개발) 비용은 1% 안팎이라고 한다. 엄청난 투자 비용을 들여서 신제품을 만들어도 얼마 지나지 않아 미투 제품이 물밀듯이 출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습적 문제가 제과업계의 꾸준한 표절 논란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판단된다.
히트 제품을 리뉴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긴 하다. 어느 정도의 성공은 보장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새로움에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방안이다.
히트 상품도 결국은 출시 당시에는 신제품이었다. 자사만의 색깔을 갖춘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앞으로라도 R&D 비용을 높였으면 한다.
참고 문헌
류빈, 『아시아 타임즈』, 「100억원 야심작, 빙그레 '슈퍼콘'...일본제품 표절 논란 '도마위'」
김민정, 『이데일리』, 「허니버터칩 대신 행복버터칩? "맛도 거의 흡사하다"…인기 대단」
범찬희, 『시사위크』, 「빙그레의 이중잣대… “남이하면 불륜, 내가하면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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