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화하면서 고객의 시각은 넓어졌고 요구는 다양해졌다. 이제는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매스 마케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로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커스터마이징이 새로운 발전 방향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이러한 커스터마이징 사이에서 언뜻 들어봤을 때 말이 맞지 않는 용어가 있다. 바로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이다. 대량을 의미하는 매스와 고객화를 의미하는 커스터마이제이션이 합쳐진 이 단어는 대량으로 만들지만 고객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이란 무엇일까?
1) 의미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이라는 말을 과거에 들었다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을 것이다. 어떻게 개개인의 모든 취향에 맞추면서 대량생산을 할 수 있냐고 말이다. 하지만 정보기술과 생산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것이 가능해졌다. 단일상품을 엄청 많이 생산하지는 않지만 품종을 다양화·대량화하여 회사 전체의 생산량을 대량생산체제 못지 않는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델 컴퓨터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델은 1996년부터 온라인을 통해 고객이 직접 원하는 사양을 선택하는 방식의 주문형 대량생산방식을 진행했다. 그들은 컴퓨터 내부 부품의 사양을 완벽하게 다양화한 것이 아닌 몇 가지 선택지를 제공해 그 안에서 주문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예를 들어 CPU, 메인보드, 그래픽 카드가 6종류씩 선택지가 있다. 그렇다면 해당 선택지를 통해 나올 수 있는 완제품의 수는 총 216가지가 된다. 이러한 방식은 고객에게 전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주면서 기업은 18개의 부품만 만들면 되기 때문에 다양화와 대량화가 모두 가능하다.
그리고 델의 경우 부품들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부품별 하청업체와 계약을 맺어, 고객이 제품을 주문하면 하청업체가 언제까지 몇 번 센터로 배송하는 방식이다. 델은 직접 컴퓨터를 생산하는 기업이라기 보다는 고객의 주문을 일괄적으로 받아주는 서비스 기업처럼 운영했다. 해당 방식을 통해 최종 배달까지 단 4일 소요, 전세계 80여 개국에서 서비스를 운영하여 단기간에 세계 최고 컴퓨터 회사로 성장했다.
완전 고객화를 진행하는 것이 고객을 모으는데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비용적인 측면 등을 고려해볼 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정적인 고객화를 진행하는 것이다. 물론 완전 고객화만큼 다양한 선택지가 있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고객에게 나만의 물건을 구매한다는 느낌을 제공할 수 있다.
2) 사례
신발업계 - 나이키, 뉴발란스, 아디다스
먼저 나이키는 나이키 ID라는 명칭으로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가 웹사이트에서 원하는 신발에 색을 입히고 개인 문구를 넣을 수 있으며, 완성된 신발을 3D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주문만 가능하고 제작에서 배달까지 4주가 소요된다.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인 만큼 나이키가 지정한 특정 신발에만 가능하고, 색상도 몇 가지의 선택지만 있다. 그리고 아직 한국에서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뉴발란스는 소비자가 온라인 사전예약을 하고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서 발 사이즈, 발 골격, 운동할 때 발목 움직임 등을 첨단기계로 측정한다. 그 후 맞춤 시스템이 권장하는 신발 중에서 소비자가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선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디다스의 마이아디다스는 러닝화, 축구화 맞춤 서비스로 타 기업과의 차별화를 위해 착용감과 성능 두 옵션을 모두 채택했다. 소비자는 온라인 사전 예약 후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여 정밀하게 발의 넓이와 길이를 측정한다. 이후 풋 스캔을 사용하여 운동 시 해당 소비자의 발에 가해지는 압력과 분포도를 분석하여 최대 성능을 낼 수 있는 모델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마지막 단계에서 추천된 신발 모델에 자신이 원하는 컬러와 간단한 문구를 넣는다. 주문이 완료되면 약 3~4주 후 소비자에게 배달된다. 아디다스 역시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을 위해 러닝화와 축구화라는 제품으로 범위를 한정시켜둔 후 그 안에서 색상과 문구 제작이라는 서비스를 추가해 제한적인 차별화를 제공한다.
CJ온스타일 - 웨이크미
CJ온스타일은 맞춤형 화장품 브랜드 웨이크미를 론칭했다. 브랜드 론칭과 함께 개인별 라이프스타일과 헤어 컨디션에 맞춘 신개념 테일러드 샴푸 마이 샴푸를 공개했다.
해당 브랜드는 CJ온스타일과 코스맥스가 공동 개발한 브랜드로 CJ온스타일의 상품기획력, 마케팅 노하우 등과 ODM 기업(화장품 개발·생산)인 코스맥스의 R&D, 생산 기술력을 접목했다. 웨이크미는 1대 1 온라인 문진과 레시피 도출, 즉시 조제 등을 제공하는 디지털 테일러드 뷰티 시스템으로 시작된다. 이후 개인의 피부와 헤어가 가진 특에 맞춰 맞춤형 화장품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서브웨이
특정 선택지를 정해두고 고객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서브웨이 역시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 방식을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 빵, 메인 재료, 추가 재료, 치즈, 야채, 소스를 종류별로 준비해두고 그 안에서 고객이 선택하게 만든다. 이렇게 되면 같은 BLT 메뉴더라도 빵의 종류, 치즈의 종류, 아보카도 등 부가 재료에 따라 다양한 결과물이 나오게 된다.
앞선 사례들보다 선택의 무게감이 비교적 떨어지고 일회성적인 선택에 불과하지만 엄연히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이다.
3) 한계점
이러한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에도 한계점이 있다. 먼저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을 위해서는 고도의 유연 생산기술을 필요로 하는데, 이 기술을 개발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완전 개인화와 달리 선택지를 제공하긴 하지만 결국 이 역시 생산에 대한 기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3D 프린터를 사용하는 방식도 많은데 이러한 점을 보았을 때 생산기술의 유연성 정도가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은 고객 하나하나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인터넷의 발달로 과거에 비해 니즈 파악이 용이해지긴 했으나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있다. 개별 고객에게 원하는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고객 정보 역시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고객의 개인 정보 노출에 대한 거부감, 의미 있는 정보 도출을 위한 스킬 부족 등의 문제가 있어 기업들은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만약 기업 입장에서 의미 있다고 판단하여 만들어 놓은 선택지가 고객 입장에서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면 해당 서비스는 완전히 실패해버리고 만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1, 2, 3 선택지인데, 기업은 엉뚱한 A, B, C를 제시하면서 이 중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고르라고 하면 누가 이 제품을 구매하겠는가.
4) 끝맺음 말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은 차별화된 제품을 원하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면서 기업의 가치 창출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훌륭한 전략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독일의 프랭크 필러 교수는 최근 발간한 자신의 저서 넥스트 플랫폼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키워드로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을 꼽았다.
그러나 기업이 제대로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전략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시장분석, 소요 비용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조사 과정에서 앞서 언급한 한계점에 부딪힐 수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는 한정된 산업에서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을 제공하고 있는데 향후 기술이 더 발전하여 지금보다 다양한 분야에 이를 적용하게 된다면 고객은 더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문헌
김수욱, 『조선비즈』, 「[이코노미조선] "똑같은 제품은 매력 없어"…'개별화'로 승부하는 제조업계」
김명신, 『viewers』, 「[한지붕 유통家-CJ] CJ온스타일, 맞춤형 화장품 공략…CJ제일제당, 식물성 원료로 감칠맛 강화」
논문, 시각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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