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이 최근 도심형 물류센터(마이크로 풀필먼트센터, MFC)를 수도권 내 6곳 건설하겠다는 뉴스 기사가 나왔다. 도심형 물류센터는 최근 유통업계의 화두인 퀵커머스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로 빠른 픽업과 배송을 가능하게 해준다.
보통 퀵커머스는 대형마트, 편의점, 요기요, 배달의 민족 등 유통 매장 기업이나 플랫폼 기업들이 주로 시행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이와 전혀 관련 없는데, MFC 6곳을 추가로 건설한다는 점을 보면 소비자의 반응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CJ올리브영은 어떤 이유로 도심형 물류센터를 추가로 건설하고, H&B 업계의 다른 기업들은 어떠한 스텐스를 취하고 있을까?
(일단 도심형 물류센터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은 아래의 글을 먼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도심형 물류센터의 의미, 종류 (feat.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 MFC)
빠른 배송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면서 빠른 배송 시장의 경쟁도 심해지고 있다. 빅테크 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기존 유통 대기업까지 연이어 진출하며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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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FC 건설 이유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은 국내 H&B(Health & Beauty) 시장에서 8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다. 실적도 2019년 기준 매출 3,659억 원, 영업이익 166억 원에서 2021년 2조 1,1192억 원, 1,378억 원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올리브영은 지난해 오프라인 매장 증가가 6개에 그쳤다. 이로 인해 H&B시장의 팽창이 끝에 다다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올리브영은 돌파구로 전국 1,260개의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을 연결한 옴니채널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오늘드림을 만들었다. 오늘드림은 고객이 온라인몰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주소지 인근 매장에서 즉시 포장하여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보통 3시간 내에 배송을 받을 수 있고, 배송 시간대도 직접 선택 가능하다. 올리브영은 오늘드림을 통해 온라인 매출 비중이 지난해 23%까지 증가했고 매출은 1,900억 원 증가했다.
이렇게 온라인 성장에도 힘쓰고 있는 상황에서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퀵커머스가 성장하기 시작했다. 배송이 한 번 빨라지기 시작하자 소비자들은 다른 제품에 대해서도 빠른 배송을 원하기 시작했다. 거기다가 올리브영 온라인 몰의 일반 주문의 경우 당일 배송이 안된다는 점도 겹치자 올리브영도 퀵커머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강남, 성북 지역에 MFC를 건설하여 퀵커머스를 테스트했는데, MFC 운영 권역의 O2O 주문 건수 신장률이 MFC 권역이 아닌 지역보다 훨씬 가파르게 성장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화장을 하다가 아이라인이 안 나온다던지, 쿠션이 더 이상 안 발리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을 때 MFC를 통한 빠른 배송이 고객들에게 큰 메리트로 작용했다고 예측된다. 이에 따라 올리브영이 MFC 건설에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번해에만 마포/서대문, 구로/강서, 관악/봉천, 광진/강동, 노원 등 서울 5개 지역과 경기 1개 지역(성남)을 담당하는 MFC를 오픈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올리브영은 서울 지역의 빠른 배송 커버율을 70%까지 끌어올리고, 온라인몰 일반 주문도 24시간 내 배송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2. 경쟁 기업
이렇게 CJ올리브영이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랄라블라, 롭스 등 경쟁기업은 퀵커머스에 대해 아무런 소식이 없다. 올리브영은 H&B시장 점유율을 매년 높이고 있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경쟁기업들은 갈수록 점유율을 빼앗기며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쟁 기업들은 어떻게 경영하고 있을까.
랄라블라
H&B 업계 2위인 랄라블라는 지속되는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폐점을 이어나가고 있다. 2019년 140개였던 매장이 2020년 124개, 2021년 70개로 최근 3년 동안 총 70개의 매장이 사라졌다. GS리테일이 랄라블라의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 내 랄라블라의 매출 비중이 1%대에 불과한데 비해 회계상 손실은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대신 효율화를 위해 300여 개의 GS25 편의점 내에 랄라블라의 대표 상품을 입점시키거나, GS25X랄라블라와 같이 두 브랜드가 한 매장에 들어가 있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롭스
롭스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전국 67개 매장을 올해까지 모두 철수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는 롯데쇼핑이 롭스 사업부를 흡수 통합한 후 진행한 오프라인 사업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롯데쇼핑은 작년까지 66개의 매장을 정리했으며 올해 모두 정리한 후 롯데마트 내에 숍인숍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롭스 플러스만 유지할 계획이다.
거기다 롯데 쇼핑이 프리미엄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를 론칭하면서 롭스는 완전히 눈 밖에 난 것으로 보인다. 뷰티 사업을 위해 만든 롭스지만 CJ올리브영에 비해 차별성, 전문성이 부족했고, 이를 대신해 프리미엄 뷰티 형태인 온앤더뷰티를 새로 만든 것이다.
끝맺음 말
H&B시장은 이제 서열 정리가 끝나다 못해 경쟁 브랜드들은 존폐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경쟁이 치열하지만 모든 기업이 흑자를 내고 있는 편의점과 달리 H&B업계는 CJ올리브영이 너무 빨리 시장을 점령해버렸다. 물론 시장 자체의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아 생긴 문제기도 하다.
올리브영의 성장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옴니채널 전략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은 상황이다. 물론 이 역시 어느 정도 제한이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해외 진출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같은 CJ브랜드인 비비고처럼 충분한 현지 조사와 투자가 있다면 CJ올리브영도 해외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 문헌
전시윤, 『스타뉴스』, 「CJ올리브영, '오늘드림' 더 빨라진다.. MFC 6곳 오픈」
이현정, 『이코노미스트』, 「‘롭스’ 로드숍 철수, ‘랄라블라’도 무너지나…H&B 시장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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