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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주가를 40% 급락시켰던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란? (feat. 도요타)

by 겨울에는 김겨울 2022.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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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갤럭시 S22의 GOS 사태가 일어나면서 관련 뉴스 기사가 많이 올라왔다. 해당 이슈에 관해 다루는 기사가 대다수였지만 일부는 애플의 배터리 게이트 등과 같이 이번 사태와 유사한 과거 사례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이다.

그렇다면 이 디젤게이트란 어떤 사건일까?

해당 사건의 주요 원인에 대해 먼저 언급하자면, 폭스바겐이 차량의 전자제어장치(ECU)에 특수 소프트웨어인 LNT(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설치한 것이 문제였다. LNT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어 환경오염 검사를 받을 때는 배출량이 적어지게 만들고, 주행 중에는 차량의 실제 매연 배출량이 나오도록 했다.

그런데 이 매연 배출량이 미국 배기가스 허용 기준의 40배가 넘어가는 수치였고, 이것이 적발되어 폭스바겐은 약 40%의 주가 급락과 함께 해당 기기가 설치된 약 1,100만 대의 폭스바겐 및 아우디 일부 차종에 대한 리콜과 보상이 이루어졌으며, 집단 소송, 벌금 부과 등 곤욕을 치르게 되었다. 폭스바겐은 왜 뻔히 들킬 사기행각을 벌였을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당시 상황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2015년 당시 전 세계 자동차 판매 1위를 두고 폭스바겐과 도요타가 경쟁하는 상황이었는데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를 통해 엄청난 수요를 가진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면서 1위 자리를 가져갔다.

반면 폭스바겐을 포함한 독일 기업들은 하이브리드 기술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이로 인해 폭스바겐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대신 클린디젤에 집중하기로 결정했고, 당시 폭스바겐의 CEO였던 마틴 빈터코른은 클린디젤 자동차로 도요타를 뛰어넘겠다는 선언까지 했다.

그런데 미국의 배기가스 배출 허용 기준은 타 국가에 비해 상당히 까다로웠고, 이 기준에 부합하면서 충분한 연비(주행 거리나 시간당 소비되는 연료의 양)를 맞추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클린 디젤을 만드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우려와 달리 폭스바겐은 얼마 후 까다로운 미국 배기가스 허용 기준에 부합하면서 연비까지 충족시킨 클린 디젤을 선보였다. 출시 전 클린 디젤을 적용시킨 차량을 오염물질 시험 시설에서 검사했는데, 검사 결과 기준치 이하의 배기가스가 나오면서 미국 내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판매를 이어가던 폭스바겐의 클린 디젤 차량은 의외의 곳에서 발목을 잡히게 된다. 비영리기구 청정운송국제협의회(ICCT)는 유럽의 디젤차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미국의 디젤차가 왜 더 적은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보이는지 알아보려 했다.

 

이를 위해 차량별로 도로주행 시 나오는 질소산화물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는데 그 결과 폭스바겐 차량에서 신고한 배출량보다 최대 40배나 많은 질소산화물이 배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ICCT는 해당 결과를 미국 대기자원위원회(CARB)와 미 환경청(EPA)에 송부하였고, 결국 폭스바겐의 술수가 전 세계에 밝혀지게 됐다.

당시 폭스바겐의 주가 차트/사진 출처 : 인베스팅 닷컴

이 사건은 이른바 ‘디젤게이트’로 불리며 첫날에만 17%의 주가가 하락하며 시가총액 20조가 증발했다. 그리고 CEO였던 마틴 빈터코른은 사임했으며 전 세계 각국의 조사와 소송차량 리콜180억 달러의 벌금 부과 등이 잇따랐다.

디젤게이트는 폭스바겐의 안일한 대처로 인해 그 규모와 심각성이 더 커져버렸다. 당시 미국 환경당국이 처음 문제를 제기한 후 상당한 시간이 주어졌는데도 불구하고, 폭스바겐 경영진은 시간만 질질 끌었다. 만약 그 시간 동안 제대로 된 대처가 이루어졌다면 적당한 제재로 끝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참고문헌

김화진, 『더 벨』, 「디젤게이트 복기」

서종열,『글로벌 이코노믹』,「벌금형에 리콜까지, 폭스바겐의 끝나지 않은 혹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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