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피자는 과거 샐러드 바를 이용한 매장을 운영하는 전략으로 고급화 전략을 펼쳤다. 이는 미스터 피자와 피자헛이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 주었다. 이후 두 기업이 갑질 논란으로 주춤한 사이 도미노 피자와 파파존스가 배달 피자 시장을 장악하며 현재의 Big 4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2022년 기준 국내 피자 브랜드 Big 4의 점유율은 약 35%이다. 국내에 다양한 피자 브랜드가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높은 수치라고 할 수 있지만, 배달 피자 시장의 파이가 작아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2017년 2조 원에 육박했던 피자 시장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더니 2020년 1조 5,000억 원, 2022년에는 1조 2,000억 원까지 하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거기다 Big 4의 자체 매출도 하락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도미노 피자는 94억 원, 피자헛 232억 원, 미스터 피자 146억 원의 매출 하락을 기록했으며, Big 4 브랜드 중 유일하게 파파존스만이 565억 원에서 617억 원으로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파파존스도 매출 성장은 하고 있지만 배달 피자 시장 자체의 규모가 작아지고 있다 보니, 결국 성장의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배달 피자 Big 4의 인기는 왜 점점 줄고 있는 것일까?
1. 행사에 따른 가격 변동
대형 프랜차이즈 피자 브랜드 중 big4의 경우 비교적 비싼 정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할인 및 행사에 따라 실제 구매가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으로는 정가가 의미가 없고 피로감만 쌓인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현재 기업들은 특정 요일이나 통신사 할인, 방문 포장 등 조건을 걸어 20~50% 상시 할인을 진행하고 있고, 일부는 1+1 행사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같은 소비자라도 정가인 35,000원에 구매하는 경우도 있고, 20% 할인된 28,000원과 50% 할인된 17,500원에 구매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매번 구매 가격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원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고 할인을 받는 게 번거롭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은 정가 자체가 저렴한 중저가 브랜드로 눈길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2. 낮은 가성비 및 브랜드 다양화
또 다른 원인으로는 가격경쟁력 약화가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치즈 가격 폭등, 글로벌 물류 대란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밀 가격 증가 등이 원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자 피자 업계는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피자헛과 파파존스, 미스터피자는 한 차례씩 가격을 올렸으며, 도미노피자의 경우 원부자재 가격 부담을 이유로 두 차례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로 인해 전체적인 가격대가 전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아졌다. 도미노피자의 불고기피자를 예로 들어 살펴보면 2014년 기준 라지 사이즈 한 판에 21,900원이었던 불고기 피자가 올해 28,900원으로 7,000원이나 인상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가격대는 높아지는데 반해, 국내에서는 1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1년 기준 국내 총 가구 수 중 1인 가구의 비중은 33.4%로 배달 피자 시장의 호황기였던 2017년 대비 4.8%나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가구 수로 따지면 약 154.7만 가구가 늘어난 것이다. 1인 가구의 특성상 한 판에 3만 원씩 하는 Big4 브랜드의 피자를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대신 이를 공략한 가성비 피자 브랜드들이 빠르게 영역을 넓히며 이들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관련 이미지로 두각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브랜드가 고피자, 빽보이피자, 노브랜드 피자다. 먼저 국내 최초 1인 피자 전문 브랜드인 고피자는 7,000원에서 12,000원 사이의 가격대와 1인 가구의 성장에 맞춘 1인 전용 피자라는 이미지를 통해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연결 기준 약 20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백종원이 운영하는 더본코리아의 빽보이피자는 지난해 5월 가맹사업을 시작한 이후, 반년 만에 80호점을 돌파하며 역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빽보이피자는 레귤러 사이즈만 있으며 10,900원에서 14,900원대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다.
버거에 이어 피자 시장에도 진출하려는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 피자라는 브랜드 명으로 피자 브랜드를 론칭했다. 지난해 3월 1호점, 11월에 2호점을 연 노브랜드 피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가맹사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피자 가격은 14,900원에서 23,900원이며 앞선 두 가성비 브랜드와 달리 라지 사이즈를 기준으로 하여 비교적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외에도 피자스쿨, 피자마루 등 기존 저가 피자 브랜드와 1+1 피자를 메인으로 내걸고 있는 피자 브랜드들 역시 지속적으로 인지도가 증가하며 Big4를 위협하고 있다.
3. 냉동 피자 시장의 성장
냉동피자 시장의 성장세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2019년 900억 원에 불과했던 냉동피자 시장은 2021년 1,399억 원까지 성장한 상황이다. 이러한 성장이 가능한 이유는 치킨 전문점의 맛을 구현하기 어려운 냉동 치킨과 달리 비교적 맛 구현이 쉽고, 기술력을 갖춘 식품 대기업들이 연이어 진출하며 대표 냉동 간편식(HMR)으로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코로나 19로 인한 집밥 트렌드와 에어프라이기의 기술력 상승 및 가구 내 보급 증가도 주요한 역할을 했다. 전자레인지나 프라이팬과 달리 냉동 피자의 맛을 완벽히 살릴 수 있는 에어프라이기는 기술력 증가로 인한 가격 인하 덕에 각 가구마다 보급되기 시작했다. 2020년 기준 에어프라이기 보급률은 약 65%였으며 현재는 그 수가 더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냉동피자 시장 점유율 1위는 오뚜기로 전체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이 2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이외에도 서울우유, 대상, 신세계푸드 등 국내 식품 기업들과 닥터 오트커, 트래디지오날레 등 외국 냉동 피자 브랜드까지 국내 냉동 피자 시장에 진출한 상황이다. 기업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의 냉동 피자뿐만 아니라 사각 피자, 1인용 피자, 시카고 피자, 떠먹는 컵피자 등 다양한 종류의 냉동피자도 선보이고 있다.
냉동 피자 역시 가성비 피자 브랜드와 같은 저가를 메인 모토로 하고 있다. 대신 한 번에 대용량으로 만들고 소비자가 직접 조리해야 하다 보니 배달 피자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4000~7000원대로 형성되어 있고, 행사나 이벤트를 했을 때는 2000원대로 떨어지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Big4는 프리미엄화를 내려놓고 중저가 1인 피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가성비를 앞세운 1인분 6,900원 피자 메뉴를 선보였고, 피자헛과 미스터 피자도 1인용 메뉴를 내놓고 있다.
끝맺음 말
반면 파파존스는 사용 재료의 퀄리티 증가와 기존 인기 사이드 메뉴를 활용해 유일하게 매출 성장을 이뤘으며 1인 메뉴 역시 출시하지 않았다. 이러한 점을 보았을 때 무작정 가격을 올리는 것보다는 눈에 보이는 품질 변화와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중저가 브랜드와 냉동 피자 모두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성장을 보인 만큼 Big4는 이들에게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을 만한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다. 현재 피자헛과 미스터 피자는 불매 운동 이후 과거의 명성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고 도미노 피자는 점유율 1위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비합리적인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이는 꾸준한 체질 개선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시도하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피자 시장은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게 될 것이다.
참고 문헌
신미진 , 『서울경제』, 「뜨거운 냉동피자…식어가는 배달피자」, 2022. 08. 01.
구서윤 , 『아이뉴스24』, 「치열해지는 피자 시장…'저가·냉동'에 밀리는 대형 프랜차이즈」, 2023. 01. 03.
윤다빈 , 『동아일보』, 「값 올렸던 피자 ‘큰형’들, 콧대 꺾였다」, 2022.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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