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뷔페는 특성에 따라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서로 다른 이유로 저렴한 가격의 뷔페와 고가의 뷔페 모두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트렌드에 올라타지 못하고 애매한 가격대와 메뉴 퀄리티를 가진 브랜드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계절밥상, 올반, 자연별곡, 피자몰, 애슐리 퀸즈 등이 있으며, 이들은 코로나까지 겹치며 부담이 가중되자 매장수를 줄이거나 아예 철수하기도 했다. 그나마 쿠우쿠우는 초밥이라는 특징과 배달 서비스, 쿠우쿠우 골드, HMR 밀키트 등 수익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며 살아남았지만, 회사 내부에서 문제가 터진 상황이다.
그렇다면 인기의 양극화에는 어떤 원인이 있을까?
1. 물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 상승
최근 물가 상승으로 인해 점심 한 끼도 1만 원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자 각광받는 곳이 저가형 한식 뷔페와 고기 뷔페다.
특히 한식 뷔페는 점심시간만 되면 분주한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맥주, 커피 등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몇몇 매장들은 점심시간이 됐을 때 웨이팅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건강한 음식을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는 것이 영향을 미쳤으며, 이러한 인기는 검색량에서도 나타났다. 국민일보에서 집계한 네이버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뷔페/무한리필 외식 업종 검색량 상승률이 전년도 동월 대비 2023년 1~4월 검색량이 확실히 증가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고기 뷔페와 한식 뷔페는 각각 146%, 117%의 엄청난 검색량 증가를 볼 수 있다. 이는 주요 한식 뷔페 브랜드인 계절밥상, 올반, 자연별곡의 하락세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들의 차이점은 퀄리티 대비 가격이다. 최근 인기 있는 뷔페들은 한식 뷔페 7,000~8,500원, 고기 뷔페 15,000원~20,000원 정도의 가격대로 형성되어 있다. 반면 브랜드 뷔페들은 점심 기준 자연별곡 19,900원, 계절밥상 21,900원, 올반 25,900원으로 형성되어 있고 저녁에는 30,900원까지 형성된 곳도 있다.
고기 뷔페는 이전부터 가격 대비 퀄리티가 좋은 것이 주요 강점이었고, 저가형 한식 뷔페는 브랜드 한식 뷔페에 비해 메뉴 수는 적지만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준수한 메뉴 퀄리티를 보이고 있다.
반면 브랜드 뷔페는 다양한 가짓수를 가졌지만 한식이라는 특성상 가격만큼 만족할만한 양을 먹기 힘들고, 그 가격을 주고 먹을 만큼의 퀄리티라고 느끼지 못하는 고객이 많다. 이러한 점이 성패를 가른 것이다.
2. 식사 트렌드의 변화
과거에는 다양한 음식을 한 번에서 먹을 수 있고 고급이라는 인식이 있던 뷔페가 인기가 있었으나, 소득 수준의 증가로 소비자들이 전보다 다양한 식사 경험을 하게 되고 고품질의 음식을 추구하게 되자 뷔페의 위상이 전보다 떨어지게 되었다.
거기다 인스타그래머블한 분위기도 현재 외식업계의 주요 트렌드인데, 직접 음식을 담는 데다 여러 음식을 조합해야 하는 뷔페의 특성상 예쁜 사진이 나오기 어려웠다. 이러한 트렌드는 뷔페와 반대되는 오마카세, 디저트 카페 등을 신흥 강자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트렌드를 따른 뷔페들도 존재한다. 바로 호텔 뷔페와 씨푸드 뷔페다.
먼저 호텔 뷔페는 인스타그래머블하다는 점이 주요했다. 명품이 인기 있는 이유가 아무나 구매하지 못한다는 점을 활용한 베블런 효과 때문인 것처럼, 호텔 뷔페 역시 15만 원을 호가하는 이용료를 보이면서 고급이라는 느낌을 주고 이를 SNS에 인증함으로써 자신을 과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주요 소비층의 선택을 받았다.
거기다 높은 이용료에 맞춰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차별화된 메뉴와 서비스 등도 한 몫했다.
예를 들어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플레이버즈는 23년 경력의 임형철 지배인이 모든 테이블을 찾아다니며 고객 접시 위의 음식을 설명해 주고, 함께 곁들이기 좋은 음식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거기다 3일간 숙성한 LA갈비와 양갈비, 숙성 도우로 구운 화덕 피자 등 전문점과 유사한 퀄리티의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더 마켓 키친의 경우 유럽 시장 골목을 모티브로 만든 매장 분위기와 호텔 건축 중 발견된 조선시대 공조길을 그대로 보존한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실제 금으로 만든 초콜릿 분수, 직접 담근 김치와 자연산 송이를 활용한 요리, 철판 아이스크림 등의 메뉴도 있다.
롯데호텔의 라세느는 미디어 아트가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미디어 파사드 룸이 있고, 참나무 장작 그릴에서 구운 양갈비, 슈바인 학센, 비프 웰링턴, 랍스터 등을 제공한다. 아이들을 위한 메뉴가 주를 이루는 키즈 스테이션까지 구성되어 있다.
이외에도 국내 최초의 호텔뷔페라는 타이틀을 가진 웨스틴 조선 서울의 아리아, 그릴만 전담하는 그릴 마스터가 있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그랜드 키친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씨푸드 뷔페의 경우 고급화를 통해 한 가지 음식 분야에서 특히 높은 품질을 보였고, 주방장이 선택한 메뉴를 제공받는 오마카세와 반대로 자신이 원하는 메뉴를 골라 담는 오코노미 형태를 띠고 있어 자유롭게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미키노차야, 파라다이스 호텔의 온더플레이트 등이 있다. 씨푸드 뷔페의 특징은 앞서 언급했던 대로 높은 퀄리티이다. 랍스터, 대게 등 고가의 해산물뿐만 아니라 높은 퀄리티의 스시와 회, 타 국가의 해산물 요리를 메인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마키노차야의 경우 서해안 꽃게와 남해안 멍게, 동해안 오징어, 자연산 활광어 등 지역별 유명 해산물을 직거래해 제공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끝맺음 말
음식은 빠르게 트렌드가 변화한다. 인간 생활의 3대 요소인 의식주 중 구매한 후 먹으면 바로 없어지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나아있지 않고, 계속해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며 기존의 방식과 다른 새로운 것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 제품과 식당, 브랜드들의 성장이 일어나거나 새로운 강자가 탄생하기도 하고 한 업계가 주저앉기도 한다. 예를 들어 쪽갈비와 대만 카스텔라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전국적으로 엄청난 수의 매장이 생겨났지만 품질 관리, 방송을 통한 논란 등 문제가 발생하며 한순간에 사라졌다.
반대로 호텔 뷔페는 오랜 기간 운영을 했는데 최근 특히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주류로 자리 잡은 마라탕과 탕후루 역시 갑자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인기를 끈 것들 중 상당수가 0에서 100이 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점을 추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텔 뷔페는 기존의 고급화뿐만 아니라 SNS를 겨냥하는 시각적인 부분을 추가했고, 탕후루는 더욱 얇은 설탕 코팅을 입히도록 개발하면서 현재의 인기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외식 업계는 계속해서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그 변화의 흐름에서 앞으로 어떤 상품과 브랜드, 업계가 새롭게 떠오르고 위기를 겪을 것인지 관심을 가지면 더욱 흥미로울 것으로 보인다.
참고 문헌
문수정 , 『국민일보』, 「“외식 물가 너무 비싸다”…한식뷔페·고기뷔페에 몰리는 사람들」, 2023. 06. 07.
이승률, 『메거진한경』, 「호텔 뷔페 사용 설명서」, 2023. 09. 20.
유태영 , 『뉴스 토마토』, 「(흔들리는 이랜드⑤)외식브랜드 경쟁서 밀려나는 이랜드이츠」, 2023.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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