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의 맥심 커피는 국내 인스턴트커피 점유율(21년 기준) 87.53%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지옥에도 나오며 글로벌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수출은 전혀 못하고 있다. 거기다 웰빙 열풍이 불자 건강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인스턴트커피 시장의 규모가 점점 작아지고 있는데, 동서식품은 매출의 80%가 맥심과 카누일 정도로 인스턴트 커피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다. 즉, 성장 동력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동서식품은 왜 맥심 커피를 수출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맥심이 미국 몬델리즈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몬델리즈의 역사에 대해 알아야 한다. 동서식품은 제너럴 푸드와 50대 50 합작법인 형태로 만들어진 기업으로 당시 맥심이라는 브랜드를 국내에서만 사용하도록 계약했다.
이 제너럴 푸드는 크래프트푸드와 합병해 제너럴 크래프트 푸드가 됐고, 이후 2012년 해외 사업 부문으로 몬델리즈 인터내셔널이 분사되어 나왔다. 제너럴 크래프트 푸드는 2015년 하인즈와 합병하여 현재의 크래프트 하인즈가 됐다.
크래프트 푸드에서 분사한 이 몬델리즈가 맥심 브랜드를 가져갔고, 결국 동서식품은 국내 시장에서만 맥심 커피를 판매하고, 몬델리즈가 글로벌 시장에서 맥스웰 등의 믹스커피를 판매하는 것이다. 일부 유학생 출신 외국인이나 해외 유튜버 등이 맥심 믹스커피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해외에 정식 유통되는 물량은 없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 경제가 발전하면서 중국 내 커피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중국 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까지 중국 커피 산업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특히나 중국은 인스턴트커피가 커피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동서식품에게는 상당히 매력 있는 시장이지만 중국 시장 역시 진출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미 몬델레즈가 중국 시장에서 믹스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믹스커피 외에도 동서식품이 판매하는 오레오, 필라델피아, 포스트 시리얼(그래놀라, 코코볼 등) 역시 몬델레즈의 브랜드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만 판매 가능하다. 특히 오레오 오즈는 현재 한국에서만 판매하기 때문에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에 왔을 때 몇 통씩 구매하여 돌아가기도 한다.
동서식품은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고자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캡슐 커피와 커피 머신의 출시를 계획한 상황이다. 이미 커피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확실한 캐시카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커피 머신 시장에 뛰어든 것은 너무 보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커피 머신 외에도 매일유업이 폴바셋을 운영하는 것처럼 자체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맥심 플랜트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전국에 매장이 하나밖에 없고, 맥심이라는 로고를 달고 있기 때문에 자체 브랜드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앞으로 동서식품이 어떤 전략을 펼칠지 모르겠지만, 다른 기업들처럼 자사의 역량으로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성장동력을 가졌으면 한다.
참고 문헌
권지예,『퍼블릭 뉴스』,「'지옥'에 등장한 '맥심', 웃지 못하는 동서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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