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통 물류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이마트 트레이더스)이 유료 멤버십을 시작한 이유

by 겨울에는 김겨울 2023. 1. 18.
반응형


국내 창고형 할인 매장 TOP2는 코스트코이마트 트레이더스(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으로 상호 변경)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성공적인 창고형 할인 매장 운영에 성공한 코스트코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써 많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과거 프라이스 클럽을 운영해 본 경험을 활용해 코스트코와는 다른 매력으로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을 운영하는 이마트가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인 상황이다.

코스트코와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연회비이다. 트레이더스는 출범 당시 비회원제를 모토로 내걸었고, 이로 인한 낮은 진입장벽이 큰 메리트로 다가왔다. 그 덕에 출시 6년만인 2016년 매출 1조 원을 달성했으며, 2021년에는 매출 3조 원을 돌파한 상황이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트레이더스가 트레이더스 클럽이라는 유료 멤버십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부진에 대비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은 경쟁사인 코스트코와 어떤 관계이며, 왜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시작했을까?

사진 출처: 트레이더스 하남점 공식 블로그

1. 코스트코와의 관계

국내에 처음 발을 들인 창고형 할인 매장은 코스트코가 아닌 미국의 프라이스 클럽이었다. 프라이스 클럽은 코스트코와 마찬가지로 연회비를 받는 형태였고, 현금과 수표만으로 계산을 받는 방식의 기업이었다. 이 프라이스 클럽은 당시 새로운 형태의 대형 매장을 고민하던 신세계와 눈이 맞았고, 계약을 통해 되었고 한국에 진출하게 되었다. 1993년 기술 제휴를 시작으로 1994년 신세계 프라이스 클럽 양평점을 첫 오픈했다.

오픈 당시 기존의 영업 타겟이었던 자영업자, 소기업 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까지 매장에 방문하면서 흐름 자체는 좋아 보였다. 거기다 대구와 대전에 추가 매장을 오픈하기도 했지만 내부 사정은 좋지 못했다. 한국 프라이스 클럽은 지속적인 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이었고, 결국 1998년 외환 위기 당시 신세계가 한국 프라이스 클럽의 운영권을 코스트코에게 매각하게 되었다.

당시 코스트코는 프라이스 클럽과 합병한 상황이었고, 한국 프라이스 클럽의 운영권을 얻은 코스트코는 프라이스 클럽의 매장을 모두 코스트코 매장으로 변경하였다.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경영 안정에 힘쓰기 시작하며 적자 위기를 모면하게 된다. 코스트코가 활용한 방식은 다음과 같다.

먼저 매장 수를 늘렸다. 2000년대 이전에는 기존 프라이스 클럽 매장이 있던 서울, 대전, 대구에서만 운영을 했는데 서울에 두 개의 매장을 추가 오픈하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기 시작했다. 이전보다 한 번에 들여올 수 있는 제품의 양이 증가했고, 이를 운송하는 비용도 줄어들었다.

코스트코 내부, (출처: 머니S, 코스트코는 ‘무덤’에서 어떻게 살아 남았나)

두 번째 이유는 고정 비용을 줄인 것이다. 창고형 할인 매장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앞선 매장 수 증가로 인해 더 큰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기존의 대형마트, 백화점에 비해 매장 진열 및 관리 비용가용 인원이 적어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소품종 대량 판매 전략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형 마트의 경우 30,000~60,000종의 제품을 판매하는데 비해, 코스트코는 매출이 높은 3,000~4,000종 정도의 상품만 대용량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펼쳤다. 거기다 카드 수수료 절감을 위해 2019년까지는 삼성카드와, 이후에는 현대카드와 독점 계약하여 해당 카드사의 카드로만 결제를 할 수 있다.

결국 코스트코는 2001년 신세계가 이루지 못했던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005년부터는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국내 1위 창고형 할인 매장 기업이 된다.

2. 유료 멤버십 도입 원인, 이유

코스트코의 성장을 지켜보던 신세계는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자 과거의 경험을 살려 2010년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만들고, 이마트 매장 하나를 이마트 트레이더스로 리뉴얼했다. 리뉴얼한 이마트 트레이더스 매장은 기존의 이마트 매장보다 두 배나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고, 신세계는 본격적으로 전국의 이마트 매장을 트레이더스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 외부(출처: 이마트 제공)

이때 이마트 트레이더스만의 차별점이 바로 연회비였다. 코스트코의 가장 큰 진입장벽인 연회비를 없앰으로써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을 펼친 것이다. 거기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신선식품의 비중을 높이고, 최근에는 주류 비중을 높이는 등 맞춤화 전략을 펼쳤다. 이를 통해 오픈 6년 만인 2016년 매출 1조원을 달성했으며, 2021년 기준 3조 4,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렇게 높은 성장을 기록한 이마트 트레이더스이지만 2022년 코스트코를 따라 유료 멤버십을 도입하기로 결정한다. 차이점이 있다면 비회원 고객 역시 제품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인데, 일각에서는 이 역시 추후 멤버십 고객만이 구매가 가능하도록 변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레이더스가 유료 멤버십을 도입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창고형 할인 매장의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내식 수요가 증가하자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2021년 기준 전년 대비 14.5% 증가한 매출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의 영향력이 약해지자 2022년 3분기까지의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에 그쳤고, 영업 이익도 195억 원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경쟁 강도가 높아지는 것도 원인이다. 국내 대형마트 3사에 포함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창고형 할인점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롯데마트 맥스(좌), 홈플러스 스페셜(우) 사진 (출처: 스트레이트 뉴스, 비즈니스 워치)

2012년 창고형 할인 매장 빅마켓을 선보인 롯데마트는 지난해 롯데마트 맥스(MAXX)로 사명을 변경하고 경쟁사가 적은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출점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마트 맥스는 현재 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축산품 위주와 주류 전문 매장 보틀벙커 배치 등 자사만의 특색있는 매장 구성을 보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창고형 할인매장과 대형마트의 장점을 결합한다는 전략으로 홈플러스 스페셜을 2018년 선보였다. 기존 홈플러스의 리뉴얼을 통해 1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대용량 가공식품 및 생활용품과 소포장 형태의 신선식품 등을 모두 취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압박 속에서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기존 고객들이 자사의 매장만 방문하도록, 즉 락인(lock-in) 효과를 누리기 위해 유료 멤버십을 도입한 것이다. 멤버십에 가입한 소비자들은 할인 및 적립 혜택을 누리기 위해 이마트 트레이더스만을 방문할 것이고 이는 충성 고객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코스트코가 연회비를 받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락인 효과때문이다.

트레이더스 클럽은 회원 종류도 코스트코와 유사하다. 코스트코는 크게 일반 회원(38,500원)과 사업자 회원(33,000원)이 있고, 포인트 적립이 가능한 상위 버전(80,000원)의 일반 회원이 있다. 트레이더스 클럽 역시 스탠다드 회원, 프리미엄 회원, 사업자 회원으로 구분되어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적립의 정도이다. 코스트코는 사업자 회원과 상위 회원만 적립이 가능한데 반해, 트레이더스 클럽은 스탠다드 회원(30,000원)이 구매금액의 1%, 프리미엄 회원(70,000원)은 2%를 적립해 준다.

그리고 코스트코가 PB브랜드 커클랜드를 통해 꾸준히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처럼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멤버십 회원만 구매할 수 있는 빅 웨이브 아이템을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매달 10여 개의 빅 웨이브 아이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끝맺음 말

앞선 우려와 달리 트레이더스 클럽은 혜택을 앞세워 출시 3개월 만에 회원 수 60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효과도 뚜렷하다. 멤버십 도입 전인 2022년 1~9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신장률은 1.8%였지만, 멤버십 도입 후인 10~11월에는 4.2%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이제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에게 남은 것은 업계 1위 자리에 오르는 것이다. 2021년 기준 코스트코의 매출은 5조 3,523억 원,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은 3조 4,000억 원으로 업계 1, 2위이다. 두 기업 모두 각자의 강점과 차별점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고, 코로나 특수까지 누리며 엄청난 성장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두 기업 모두 코로나19의 영향력이 줄자 덩달아 매출 성장률이 줄어든 상황에서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은 아껴뒀던 카드인 유료 멤버십을 꺼내 들었다. 해당 서비스가 기점이 되어 다시 한번 높은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 문헌
구서윤 , 『아이뉴스24』, 「
유료 멤버십 도입한 트레이더스…올해 코스트코 넘을까」, 2023. 01. 04.
최아영 , 『매일경제』, 「
유료 멤버십 시끄럽던 ‘트레이더스’...오히려 매출 늘었네」, 2022. 12. 17.
강민, 『시사포커스』, 「[동향]대형마트, 창고형 할인매장 전략 대동소이→각사 스타일 뚜렷」, 2022. 10. 04.

반응형

댓글